'행복한 눈물'이라는 작품, 알고 보면 '불행한 눈물'인데 왜 그리 난리법석을 떠는지 한심해요."

 

한국 화단(畵壇)의 좌장격인 올해 구순의 김흥수 화백이 "요즘  미술계 돌아가는일이

하도 시끄러워서 한마디 해야겠다"며 서울  평창동 작업실에서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두 번의 백내장수술과 세 번의 척추 수술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 나이에도 김 화백은 건강해 보였고 쓴소리를 토해내는 목소리는 쩌렁쩌렁했다.

하얀  턱수염, 구슬 목걸이, 검은  중절모의 트레이드마크도 여전했다.

김 화백은 먼저 삼성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얘기부터 꺼냈다.

 "그림은 설명이  아닌 표현이 중요한데 작품 속 인물을 자세히 살펴면 행복한 표현  

이 전혀 없어요. 화가로서 감각으로 단언하건대, 눈은 아래로 향하고   있고 슬픔에

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장면이 틀림없어요.

김 화백은 "리히텐슈타인이 '슬픈 눈물'을 역설적으로 '행복한 물'이라고 설명했을

뿐인데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작품을 사들여 논란의 불씨가 되는 작태는 우리나라가아직 예술

후진국이 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을 대표 하는 기업이 개인적인 취향으로   

해외 작품을 대거 구입하고, 국내  작가의 작품은 외면하는 행태가 씁쓸할 뿐"이라고 했다.그는 또 박수근의

'빨래터' 진위 공방에 해 "몇년전 것을 가끔 발견한다"면서 "작가가 멀쩡하게 살아있는  데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매매가 이뤄지는 것은 화랑이나부터 내 작품도 가짜가 나도는   컬렉터나 모두 상업성에 눈이 어두운 탓"

이라고  질타했다. 미술품을 지나치게 투자 대상으로만 여길 경우 가짜는 계속 양산될 수밖에 없 다는 것이다.

김 화백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조언했다. "미국이 현대미술의 중심이 된 것은 케네디대통령 때 부터 도시 권역별로  

미술관과건립하는 일에 힘썼기 때문이고, 프랑스가 예술국가로 꼽히는 것도 2차 세계대전 이후 화가들과 작품들을 대거

유치한 까닭"이라며 "예술 분야를 등한시하는 나라치고 올바르게 성장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신정아씨 누드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김 화백은 "지금은 오해가 다 풀렸지만 "신씨 파문은 건전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응모자의 작품은 보지 않고 출신만 따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비리도 윤리와 도덕이 실종된 우리 미술계의 현주소를

드러내 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도 왕성한 필력(筆力)을 자랑하는 그는 "내가 요즘 가르치고 있는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오히려 모티브를 얻고 있다"면서

"올 가을에 새 작품으로 구순 기념전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국민일보 이광형 선임기자  제공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