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양도세 부과 아직 이르다"

미술계, 내년 1월 시행 앞두고 또 폐지 목소리

내년 1월 미술품 양도세 시행을 앞두고 미술계가 또다시 들끓고 있다.

한국화랑협회, 한국고미술협회, 한국미술협회 등 10개 미술단체는 최근 서울 인사동에서 ‘미술품 양도세 폐지를

원하는 범문화예술인 모임(이하 범문화예술인모임)’ 결성식을 갖고 내년 1월 시행될 미술품 양도세 폐지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미술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탓에 미술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양도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미술시장을 고사

시키려는 것과 다름없는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미술품 양도세 부과로 인한 세수 증대 효과는 미미한 데 반해 거래에는 엄청난 악영향을 몰고올 것이란 주장이다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은 “주식시장에서도 소액투자자들의 주식 양도차익에는 과세하지 않는다”며 “미술품

양도세 부과로 인해 문화재가 음성적으로 거래돼 해외로 유출되는 부작용이 생기기 쉽고, 미술 애호가들의 시장

접근도 원천봉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당장 부양책을 내놓지만 2008년 이후 불황에 시달려온 미술 시장

에는 언제 한번 부양조치를 취해준 적이 있느냐”면서 “정부는 미술분야 창작 환경 및 작가 지원 등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프랑스는 생존 작가의 작품 구입비 관련 세금을 20년에 걸쳐

공제 하며, 국가에 기증을 약정한 미술품의 구입비용은 전액 돌려준다”며 “한국도 기업의 미술품 구매에 대한

손비처리 한도를 현재 300만원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세계 경제 상황이나 우리나라 미술품 시장 규모로 볼 때 미술품 양도세 부과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표 회장은 “미술품 양도세는 미술품 거래 시장이 연 1조원 규모, 국민소득 3만달러

선이 됐을 때나 도입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라며 “당장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미술품 거래가 음성화돼

시장이 고사할 것”이라고 했다.

차대영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탈세와 편법 거래를 차단하는 것보다 시장부터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사장은“미술품 양도세는 조세 실효성이 미미하다”며 “세수라고 해야 20억~30억원 규모인데 이 때문에  

화랑이 문을 닫고 작가가 거리로 내몰려서는 안될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부는 다른 소득과의 과세 형평을 맞추기 위해 양도가격 기준 6000만원 이상인 고가예술품(양도일 현재 생존

국내 작가의 작품은 제외)에 대해 내년 1월부터 ‘기타 소득’으로 분류, 양도 차익의 20%를 과세할 예정이다.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는 1990년에 처음 입안된 뒤 다섯 차례 유보를 거쳐 2003년 폐지됐다가 2011년 시행을

조건으로 2008년에 재입안됐지만 미술계의 반발에 부딪혀 시행시기를 올해 말까지 유예키로 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일본은 종합소득세, 영국은 자본이득세, 프랑스는 거래세 명목으로 13~17%씩 미술품 거래에 과세하고

있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